월마트가 원자력 발전을 지원한다고?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월마트가 미국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장기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며 청정에너지 확보 전략을 강화했다. 태양광·풍력 중심이던 기업 전력구매계약(PPA)이 원자력으로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대형 유통업체가 원전을 전력 조달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사례로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월마트는 미국 최대 원전 운영사인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과 일리노이주 드레스덴 청정에너지센터(Dresden Clean Energy Center)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공급받는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176메가와트(MW)다. 이 가운데 30MW는 기존 원전의 출력 증강을 통해 새롭게 확보되는 발전 용량이다.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대신 기존 발전소의 효율을 높여 추가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월마트는 2029년과 2030년부터 시작되는 두 차례의 계약을 통해 각각 15년 동안 전력과 환경 속성 발전 용량을 공급받게 된다. 콘스텔레이션은 이번 계약이 드레스덴 원전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동시에 계획 중인 출력 증강 투자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짐 맥휴 콘스텔레이션 수석부사장 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이번 계약은 미국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와 지역사회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라며 "월마트의 참여는 드레스덴 발전소에 대한 의미 있는 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전력망 신뢰성과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일반적인 태양광·풍력 PPA와는 성격이 다르다. 양사는 이번 계약이 월마트의 첫 원자력 기반 PPA이자, 미국에서 대형 유통기업과 원전 사업자가 체결한 초기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달한 전력은 월마트의 물류 인프라 확대에도 활용된다. 양사는 드레스덴 발전소의 출력 증강으로 확보되는 추가 전력이 월마트가 일리노이주 벨비디어에 건설 중인 첨단 신선식품 유통센터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물류시설 운영과 공급망 확대를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월마트는 이번 계약을 통해 청정에너지 조달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전력 가격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콘스텔레이션 역시 원전의 경제성을 높이고 지역 일자리 유지와 전력망 안정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기업들의 전력 조달 전략 변화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물류시설 확산으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날씨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을 장기 계약 대상에 포함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원전 건설이 아닌 기존 원전의 출력 증강에 민간 자금을 연결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발전량을 늘릴 수 있어 탄소 배출 없는 전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업계는 월마트의 이번 계약이 대형 유통업체를 넘어 제조업과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등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의 청정에너지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원자력이 장기 전력 조달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