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영업이익률 80% 육박…메모리 초호황 굳건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50조원 안팎을 기록하며 나란히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새로 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는 60조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 모두 하반기 실적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은 1분기 대비 56% 늘어난 규모다. 이 수치는 DS(반도체)와 DX(세트)를 아우르는 전사 잠정 실적으로, 적자 상태인 메모리 외 부문을 떠안고도 나온 결과다. 사업부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 실적에서 공개된다. 증권가 추정을 보면 전사 이익 대부분이 메모리에서 나왔다. 하나증권은 메모리 영업이익을 91조원,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를 2조원 손실로 추정했고, 대신증권도 비메모리 2조3000억원 손실, MX 1조원 손실, 가전(CE/VD) 0.1조원 손실 등으로 봤다. 게다가 이번 실적은 대규모 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하고도 나온 수치다. 회사가 지출한 성과급 규모는 10조원대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하나증권은 충당금 반영 전 기준으로 메모리 영업이익만 100조원을 웃돌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메모리 영업이익이 109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61조~67조원대로 관측된다. IBK투자증권은 61조원, 하나증권은 67조600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HBM 매출 비중이 큰 만큼 일반 D램 가격 상승폭은 경쟁사보다 낮았지만, HBM과 고사양 D램, 기업용 SSD(eSSD) 중심의 제품 믹스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D램 영업이익률은 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대목은 이 실적이 정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증권은 하반기에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예상보다 강한 가격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출하가 시작되면서 LPDDR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가 구조가 취약한 중화권 업체들이 물량을 줄이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구매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메모리 빅2 실적이 단순한 반도체 호황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메모리가 경기 등락에 따라 오르내리는 사이클 산업에서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재평가받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인공지능(AI)이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이전트 AI는 생성형 AI 대비 토큰 사용량이 1만배에 달한다. 여기에 도구 사용과 코드 검사 등 CPU 중심 작업이 늘면서 D램 수요가 동반 증가하고, KV 캐시 확보를 위한 낸드 수요까지 커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토큰이 2배 증가하면 필요한 메모리는 4배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칩 시장 규모 전망치를 지난해 5000억달러에서 올해 1조달러 이상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구조 변화 속에 양사는 오히려 밸류에이션 재평가 필요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주가가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으로, 7년간 10배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을 사이클로 보고 낮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가 7월 10일 미국 나스닥에서 주식예탁증서(ADR) 거래를 시작한 점도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변수로 꼽힌다. ◆하반기 HBM4 본격화, 두 회사 전략 갈림길 같은 초호황 속에서도 두 회사의 전략은 갈린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급 제약 국면에서 공격적 가격 인상 정책으로 이익 극대화에 집중했다. 2분기 D램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10% 늘며 가이던스를 웃돌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D램 가격 상승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충당금 부담이 컸던 만큼, 대신증권은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매입 재개 가능성도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ASIC과 차량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신규 수주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과 eSSD 중심의 고사양 믹스로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뒀다. 변수는 하반기다. HBM4 물량은 3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HBM4 초기 수익성이 HBM3E 대비 낮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물량 비중이 예상보다 낮아 D램 영업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로서는 HBM4 진입이 실적 반등의 관건이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HBM이 HBM4 물량이 본격화되는 3분기부터 외형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2027년 HBM 가격 협상도 남은 축이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2027년 HBM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년 대비 9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 D램 가격이 1년 사이 약 4배 상승한 만큼, 이를 반영한 HBM 가격 상향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향방은 두 회사가 이 협상에서 얼마나 가격 메리트를 확보하느냐다. 하반기 HBM4 안착과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양강 구도의 무게중심이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