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이 안부 확인하고 통계조사까지…우체국 공공역할 확대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우체국 집배원이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행정조사까지 수행하는 '국가행정의 라스트마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12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은 2022년 '복지우편' 도입을 계기로 재난 대응 중심의 일회성 공적 역할에서 상시 복지·행정 서비스 전달 체계로 전환했다. 지난 5월에는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공공사업을 우정사업 본연의 업무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우정사업본부는 라돈 침대 매트리스 수거와 코로나19 공적 마스크 공급, 재택치료키트 배달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전국 우정망을 활용해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해 왔다. ◆복지우편 활성화…통계조사에도 집배원 투입 집배원이 위기 의심 가구를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복지우편'은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107개 시·군·구에서 29만여가구를 찾았다. 이 가운데 11만 가구는 실제 복지서비스로 연계됐다. 최근에는 고령층뿐 아니라 '고립·은둔 청년'까지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했다. 생필품을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하는 '안부살핌 우편서비스'는 56개 지방정부와 협업해 누적 11만여가구를 지원했다. 지난 6월부터는 별도 증빙이나 신청 절차 없이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하는 보건복지부의 '그냥드림'과 연계한 '찾아가는 그냥드림'을 경기 부천시에서 시행하고 있다. 전남 강진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주 1회 밑반찬을 전달하는 '어르신 도시락 배달'을 운영한다. 강원·전북 19개 군에서는 고령 연금 수령자에게 집배원이 국민연금을 현금으로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하는 '국민연금 안심배달'도 추진한다. 집배원의 현장 접근성과 신뢰도를 활용한 행정 업무도 확대한다. 우정사업본부는 국가데이터처와 협업해 국가 통계조사에 집배원을 투입한다. 사전 테스트를 거쳐 오는 11월 '가구주택기초조사 시험조사'부터 참여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는 점포 철거비를 지원받은 소상공인의 실제 폐업과 철거 여부를 집배원이 현장에서 확인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우본은 기존 현장조사원을 활용하는 방식과 비교해 조사 비용을 수도권은 35.7%, 비수도권은 최대 71.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달부터는 6·25전쟁 전몰군경 유족을 찾아 헌정패를 전달하고 보훈등록증 만족도를 조사하는 국가보훈부 협업사업도 시작한다. ◆자원순환 확대…폐의약품·전자담배 회수 지원 우정망을 활용한 환경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우체통과 전용 수거함을 통해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사업은 전국 65개 시·군·구에서 시행돼 누적 21만봉투가 회수됐다. 지난 1월부터는 폐전자담배 디바이스를 우편으로 회수해 재활용업체에 전달하고 있다. 국립공원에서 배출된 페트병을 회수해 생수 용기로 재자원화하는 사업과 전남 지역 자원봉사센터가 수거한 알루미늄캔을 철강 탈산제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업도 시행 중이다. 우정사업본부는 하반기부터 전남 강진의 어르신 도시락 배달 등 지역 단위 복지사업을 인구소멸 위험 지역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장조사와 실태 확인 등 대면 행정 수요가 있는 중앙부처·지방정부와의 협업 과제도 추가로 발굴한다. 박인환 우정사업본부장은 "우체국 고유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한민국 전역의 복지·행정·환경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범정부 통합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