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구 절벽 노동력 부족 메울 것"…일자리 소멸 우려 뒤집은 역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기존의 우려와 달리, 미래 경제의 진짜 문제는 일자리 부족이 아닌 ‘전례 없는 노동력 부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AI가 노동력 공백을 메우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네소타 대학교 교수이자 저명한 인구통계학자인 스티븐 러글스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미국의 노동력 성장세가 장기적인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결국 본격적인 감소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글스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 인구는 2030년까지 10년간 약 910만명 증가하는 데 그쳐 196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이후인 2030년부터 2040년 사이에는 노동 인구가 오히려 210만명(1.3%) 감소하며 인구 절벽이 현실화된다는 점이다. 과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에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 증가와 이민자 급증이 노동력 충격을 완화했으나, 현재는 출산율 저하와 함께 두 요인 모두 추진력을 잃은 상태다. 이런 노동력 부족은 노동자의 협상력을 높이고 임금 상승 압박으로 이어진다. 러글스 교수는 이 지점에서 기업들이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고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AI와 같은 노동력 절감 기술을 도입하는 강력한 동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경제학자들도 AI가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세모글루 MIT 교수 등이 최근 미국 경제연구소(NBER)에 게재한 공동 연구 논문도 이 같은 논리를 뒷받침한다.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한 이 연구에 따르면, 인구 증가율 둔화는 경제 침체를 일으키기보다 오히려 기업들이 노동력 절감 기술 투자를 늘리게 만들어 노동 연령 성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임금 상승을 이끌어 왔다. 아세모글루 교수는 "노동력이 귀해진 시장은 역설적으로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고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을 유도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AI가 실제로 인구 감소 충격을 적기에 상쇄할 만큼 충분한 생산성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세모글루 교수는 기술 도입 속도가 인구 구조 변화보다 너무 늦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또 다른 불균형 문제를 경고했다. 전체적인 노동력은 부족하더라도 AI 도입이 쉬운 특정 화이트칼라 직군에서는 급격한 해고가 발생하고, 정작 인력이 시급한 블루칼라나 육체 노동 분야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인력 수급의 '양극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