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회장 차녀의 첫 시험대…김현영의 오드그로서, 투자만큼 성과 낼까
하림그룹이 수년간 공들여온 소비자(B2C) 사업의 성패가 신선식품 플랫폼 '오드그로서(ODD GROCER)'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차녀 김현영 차장이 오드그로서 사업을 실무에서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5일 유통가에 따르면 하림산업이 공을 들이고 있는 오드그로서는 단순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가 아니다. 농장과 산지에서 가장 맛있는 순간의 식재료를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한다는 '피크타임(Peak Time)' 전략을 앞세워 기존 새벽배송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산부터 배송까지 시간을 최소화해 신선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하림이 오랜 기간 구축해온 생산·가공·물류 역량을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D2C(소비자 직접판매)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그룹의 미래 전략을 상징하는 사업으로도 평가받는다. 이 같은 전략 뒤에는 대규모 투자도 이어졌다. 하림은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식품 제조단지 '퍼스트키친'을 구축했고, 여기에 약 1500억원을 들여 생산시설과 물류를 하나로 연결한 첨단 풀필먼트센터(FBH)를 조성했다. 제조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곧바로 물류센터로 이동해 검수와 포장을 거친 뒤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구조다. 오드그로서는 이 거대한 생산·물류 인프라를 소비자와 연결하는 마지막 퍼즐이라는 점에서 그룹 내부의 기대도 크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아직 엇갈린다. 쿠팡과 컬리, SSG닷컴, 오아시스 등 기존 강자들이 신선식품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오드그로서만의 차별성이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각인됐는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공격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지만 거래액이나 월간 이용자 수(MAU), 재구매율 등 핵심 성과지표는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시장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수익성 개선은 오드그로서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드그로서를 운영하는 하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276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4123억원에 달한다. 대표 브랜드인 '더미식'의 지난해 매출은 802억원이었지만 매출원가는 1328억원으로 매출을 크게 웃돌았다. 공격적인 브랜드 육성과 마케팅,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어진 가운데 원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구조라는 평가다. 특히 대규모 시설 투자와 브랜드 육성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오드그로서가 의미 있는 거래 규모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추가 투자 여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미식이 겪었던 시행착오 역시 부담이다. 더미식은 프리미엄 식품을 앞세워 시장에 진출했지만 높은 가격대와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드그로서 역시 프리미엄 식재료와 '가장 맛있는 순간'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앞세우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가 그 프리미엄을 얼마나 받아들일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림만의 경쟁력도 분명하다. 곡물과 사료, 축산, 도계, 육가공, 식품 제조, 물류까지 이어지는 국내 대표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외부에서 상품을 조달하는 것과 달리 하림은 생산 단계부터 소비자 배송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그룹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원가 경쟁력뿐 아니라 품질 관리와 신선도 측면에서도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전국 오프라인 점포망을 확보, 오드그로서와 더미식, 하림 식품 브랜드를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부터 제조, 물류, 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 판매망까지 연결하는 독자적인 식품 생태계 구축도 가능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오드그로서가 하림의 막대한 투자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해야하는 시기"라며 "거래액 확대와 재구매율, 수익성 개선 등 숫자로 증명되는 성과가 뒷받침돼야만 오드그로서가 하림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 - 웹툰·웹소설 원작 콘텐츠 '전성시대'...전문가 "IP 생태계 키울 전문 지원책 시급" - [K-NPU] 이젠 '토성비'가 관건...퓨리오사AI "레니게이드, 전력당 더 많은 양 생성" - [K-NPU] 정부, 공공 CCTV로 국산 NPU 확산...상용 레퍼런스 확보 과제 - [K-NPU] SCP에서 GPU·NPU 골라 쓴다...삼성SDS, 퓨리오사AI NPUaaS 16일 출시 - [K-NPU] 퓨리오사AI, NPU 시장 확산 본격화...정부 '마중물'에 삼성 '지원사격'(종합) - "돈 있어도 대출 안 나온다"…국민 이어 우리은행도 주담대 빗장, 실수요자 '발 동동' - 임세령·임상민 '자매 경영' 본격화…대상그룹, 식품 넘어 미래 먹거리 키운다 - "7500병만 판다"...하이트진로, 초프리미엄 소주 승부수 - "팔기 전에 AI 소비자에게 묻는다"...유통가, '가상소비자' 실험 본격화 - 日 국민 메신저 '라인', 메시지 편집 등 유료화 기능 '확대'...카톡은? - "글로벌은 3세가 직접 뛴다"…농심 신상열, 북미·중화권 전면 배치 'K-라면' 영토 넓힌다 - ADR 쇼크는 하루였다…SK하이닉스, 美가 먼저 인정한 가치에 다시 200만원 회복 - 질적 성장 통했다…2분기도 순항하는 JB금융, 김기홍식 '강한 은행' 통했다 - "中 자본에 회사 넘겨도 흔들림 없다"...위메이드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굳건' - 다음 AI 오버뷰, 국산 NPU·LLM으로 돌린다..."GPU 대비 30% 비용 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