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시대는 끝났다"…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AI 버블론까지 정면 돌파
[디지털투데이 유승아 인턴기자] 손정의(Masayoshi Son)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사장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간이 생명체의 정점에 서는 시대는 끝나고, 앞으로는 인간 스스로 '슈퍼휴먼'으로 진화하는 것이 생존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IT매체 아이티미디어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이날 열린 '소프트뱅크 월드 2026' 특별강연에서 2040년을 전제로 AI 산업과 인류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손정의 회장은 "인간이 정점의 생명체인 시대는 끝난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AI와 함께 인간도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휴먼이 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살아갈 길"이라고 밝혔다. AI를 단순한 생산성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위상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로 규정한 셈이다. 그는 앞으로 15년 뒤인 2040년 AI 시장이 세계 경제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정의 회장은 초인공지능(ASI)이 세계 GDP의 약 20%를 차지하고, 연간 매출은 7000조엔(약 6경4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장에서는 이익률이 50%에 가까운 기업이 등장해 연간 3500조엔(약 3경2200조원) 안팎의 이익을 내고, 주식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전체의 80% 수준을 차지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전망의 전제는 초대형 인프라 확보다. 손정의 회장은 2040년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3테라와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세계 전력 사용량의 1.8배 수준이며, 데이터센터 전력만 따로 떼어 본 수치다. 그는 2040년 이후에도 전력 수요가 매년 1테라와트씩 늘어날 것으로 봤다. 전력원에 대해서는 당분간 가스 발전이 중심이 되겠지만, 2040년에는 핵융합이 주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정의 회장은 핵융합이 물을 원료로 쓰는 만큼 청정성이 높다며, 지구의 탄소 문제와 온난화 문제가 "거짓말처럼 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산 능력에 대한 시각도 제시했다. 손정의 회장은 2040년 AI 데이터센터의 도달점으로 10의 30제곱을 뜻하는 '퀘타' 단위를 언급했다. 그는 "퀘타를 모르는 사람이 AI를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며, 향후 AI 인프라 논의가 현재보다 훨씬 큰 규모를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규모도 막대하다. 손정의 회장은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연간 5조달러(약 7500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철도나 고속도로처럼 컴퓨트 인프라도 장기 계획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15년 뒤를 생각하지 않고 인프라를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GDP의 20%를 차지하는 시장이 매년 7000조엔의 매출을 만든다면, 매년 800조엔(약 7400조원)을 써도 충분히 사업성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AI 투자 과열론에는 선을 그었다. 손정의 회장은 AI가 버블이냐는 질문에 대해 "엄청나게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런 질문 자체가 AI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비행기를 타보지 않은 사람이 비행기를 말하고, 자동차를 타보지 않은 사람이 자동차를 말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손정의 회장은 자신도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지금 아침부터 밤까지 AI를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혁명에서도 초반 20년 안에 자기 위치에서 1등을 차지하지 못한 기업은 이후에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고 짚으면서, AI 혁명 역시 지금부터 204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AI를 둘러싼 기술 경쟁을 넘어 전력, 데이터센터, 장기 자본투자까지 포함한 산업 구조 변화를 전면에 내세운 점에서 주목된다. 손정의 회장은 인간의 역할 역시 축소가 아니라 증강의 방향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보면서, AI 시대의 경쟁은 기술 도입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인프라와 활용 체계를 갖추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