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기아와 맞손…'한국형 자율주행 표준' 만든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글로벌 완성차 기업 기아와 손잡고 자율주행 서비스 전용 차량(PBV) 개발에 나서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 설계부터 서비스 운영 기술까지 공동으로 구축하면서 국내 자율주행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아와 '자율주행 서비스용 PBV(Platform Beyond Vehicle) 공급 및 기술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와 글로벌 완성차 제조 역량을 갖춘 기아가 협력해 실제 상용 서비스를 위한 전용 차량과 운영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협력은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실증 단계를 넘어 상용화 국면으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의 자율주행 규제 샌드박스 확대와 기술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플랫폼 기업과 완성차 기업이 손잡고 서비스 모델을 공동 구축하는 사례는 국내에서도 드문 사례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자율주행 전용 차량(PBV) 개발이다. 기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반영해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을 개발하게 된다. 단순히 기존 차량에 자율주행 장비를 장착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비스 운영 효율성을 고려한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선 올해 안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시범사업에 필요한 차량과 자율주행 시스템 연동 장치(DevKit)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실제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용 서비스에 최적화된 PBV를 공동 개발하며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 양사는 차량 개발뿐 아니라 자율주행 운영 기술 고도화에도 협력한다. 차고지 내 원격 운전(Remote Vehicle Assistant), 무선 충전, 차량 내외부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무인 커뮤니케이션 기술 등을 공동 연구하고 실증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자율주행 차량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인프라까지 함께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국내외 자율주행 기술 기업과 협력하며 오픈 생태계를 구축해왔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와 직접 협력하면서 차량 개발 단계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방대한 운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택시 호출과 대리운전, 주차,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이동 데이터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사업자들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기아 역시 PBV를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자율주행 서비스 운영 경험을 가진 플랫폼 기업과 차량 제조사가 함께 표준 모델을 구축할 경우 향후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웨이모(Waymo), 바이두 아폴로고(Apollo Go), 테슬라 등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실제 서비스 운영 경험과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경쟁은 이제 차량 성능만이 아니라 플랫폼과 운영 기술, 데이터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최대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한국형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 구축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기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자율주행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플랫폼 역량과 자율주행 기술, 기아의 세계 최고 수준 차량 제조 기술을 결합해 기술 내재화를 가속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