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격차 큰 지역일수록 문화활동 참여 낮아…12년 추적 연구서 확인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소득 격차가 큰 지역일수록 영화관과 극장,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기가진에 따르면 이탈리아 20개주를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추적한 연구에서 소득 불평등이 심한 지역일수록 문화활동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이탈리아 카타니아대 로베르토 체리니와 티치아나 쿠차 연구팀이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국립통계연구소(ISTAT)가 집계한 연간 데이터 240건을 토대로 지역별 소득 분배와 문화활동 참여율의 관계를 분석했다. 문화활동은 ▲연간 영화관 4회 이상 방문 ▲극장 1회 이상 관람 ▲박물관·전시 관람 ▲고고학 유적·기념 건축물 방문 ▲클래식·오페라 공연 관람 ▲기타 장르 콘서트 관람 등 6개 항목으로 구분했다. 연구팀은 최근 12개월 동안 이 가운데 2개 이상의 활동에 참여한 6세 이상 인구를 적극적 문화활동 참여층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는 지역 격차가 뚜렷했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문화활동 참여율이 전반적으로 낮았고,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 2022년까지도 남부 8개주가 참여율 하위 8개 지역에 머물렀다. 다른 지역보다 이동 제한이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편인데도 참여도가 낮았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방역 규제의 강도보다 사회·문화적 요인이 문화활동 참여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화활동 참여와 가장 뚜렷한 연관성을 보인 변수는 소득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계수'였다. 지니계수가 높을수록 적극적 문화활동 참여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1인당 평균소득과 각 지역의 고유한 특성, 모든 지역에 공통으로 영향을 미친 연도별 변화 등을 반영한 뒤에도 유지됐다. 지역 평균소득이 높더라도 소득이 일부 계층에 집중돼 있으면 문화활동 참여율이 낮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세부 활동별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극장과 박물관·전시, 유적·기념 건축물, 클래식·오페라 공연, 기타 장르 콘서트 등 대부분 영역에서 소득 격차가 큰 지역일수록 참여율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다만 연간 영화관 4회 이상 방문 항목은 소득 격차가 커질수록 참여율이 낮아지는 경향은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연구팀은 문화활동 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비용 부담과 기회의 불평등을 꼽았다. 소득 격차가 큰 지역에서는 티켓값과 교통비가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양질의 교육이나 어린 시절 문화 경험 역시 고소득층에 편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문화시설과 행사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참여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팀은 어떤 계층이 실제로 문화활동에 참여하고 있는지 고려하지 않으면 새로 마련된 문화적 기회가 기존 참여자에게만 돌아가 오히려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 포용을 확대하려면 문화 인프라 확충과 함께 소득 격차를 줄이고 다양한 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문화 경험에 접근할 수 있는 경제·사회적 조건을 함께 마련해야 문화활동 참여 기반도 넓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