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보안뉴스 (Boannews)· 2026. 7. 20. 오전 7:29:008.0

[AI 시대의 인지전-1] 가짜뉴스만 찾다가는 인지전을 놓친다

국가·기업 차원의 보안 거버넌스 쇄신 필요해 [보안뉴스=유도진 극동대학교 해킹보안학과 교수] 대만 정부는 지난 6월 중국의 해상봉쇄 가능성에 대비한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이 대만을 오가는 선박에 사전 승인을 요구하고, 중국 해경이 선박을 검사하거나 나포하는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었다. 훈련의 출발점은 중국 인민해방군(중국군)의 공식적인 봉쇄 선언이나 직접적인 군사행동이 아니었다. 중국 해경이 선박 통제를 ‘법 집행’이라 주장하고, 대만은 이를 사실상의 해상봉쇄로 판단하는 상황이었다. 이 설정에 주목한 이유는 같은 선박 통제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대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 집행’으로 받아들이면 선박과 기업은 중국 해경의 요구에 따를 수 있다. 반면, ‘봉쇄’로 판단하는 순간 대만 정부와 주변국은 안보 차원의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 총성이 울리기 전부터 ‘이름’이 현실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인지전의 질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인지전은 무엇을 공격하는가 인지전은 상대가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하며, 어떤 행동을 선택할지에 영향을 줘 전략적 목적을 이루려는 활동이다. 가짜뉴스는 그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사실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보여주거나 특정한 해석을 반복하고, 정부와 언론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방식도 사용될 수 있다. 인지전의 최종 표적은 정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과 조직의 판단이다. 어떤 설명이 더 설득력을 얻었는지, 그 결과 대응을 서두르거나 미뤘는지 실제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 기준으로 대만해협을 다시 보면 질문도 달라진다. 법 집행이라는 말이 참인지 거짓이었는지만 따질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이 누구의 판단을 겨냥하고 어떤 행동을 이끄는지 물어야 한다. 중국 해경의 선박 통제, 봉쇄인가 단속인가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진행하는 해경 활동을 ‘법 집행’이라고 설명해왔다. 자국 영해에서 벌이는 통상적인 단속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대만은 같은 활동을 사실상의 ‘해상봉쇄’로 본다. 단순한 표현의 차이가 아니다. 봉쇄로 받아들이느냐 단속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선박과 기업, 주변국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 ‘봉쇄’로 규정하면 중국은 왜 민간 선박의 운항을 제한하는지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법 집행’이라 부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국은 자신의 영해에서 통상적인 활동을 펼친 것이 되며, 해경의 요구에 따르지 않는 선박이 질서를 어겼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사태의 성격이 가려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이들이 있다. 현장의 선박과 해운사, 보험사다. 선박을 운용하는 선장은 해경의 요구에 따를지 결정해야 하고, 해운사는 운항을 계속할지 판단해야 한다. 보험사도 사고와 나포 가능성을 반영해 위험 등급을 조정해야 한다. 이들이 충돌을 피하려고 중국 해경의 요구에 따른다면, 법적 판단보다 사실상의 순응이 앞선다. 주변국이 이를 봉쇄 혹은 법 집행인지 논의하는 동안 현장에서는 중국의 통제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러면 중국은 군사적 봉쇄를 선언하지 않아도 선박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효과를 거둔다. 다만, 법 집행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모든 경우를 인지전이라 부를 수 없다. 인지전으로 판단하려면, 이 표현이 실제 해경 활동과 조직적인 정보 확산과 결합했는지, 특정 대상의 판단과 행동을 바꾸려는 목적으로 활용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말 한마디가 아니라, 그 말로 인해 물리적 행동과 정보 확산이 결합해 실제 선택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다. 이러한 의미 선점은 과거에도 있었다. 달라진 것은 사이버공간과 AI가 같은 해석을 더 빠르고 넓게 퍼뜨리고, 대상에 맞춰 바꿀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사이버공간과 AI는 무엇을 바꾸는가 오늘날 사이버공간은 인지전의 핵심 통로다. 정부의 공식 계정이나 방송망을 침해해 가짜 발표를 하고, 소셜 미디어의 계정과 추천 구조를 악용해 특정 주장을 반복적으로 노출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사이버전과 인지전이 맞닿는다. 두 개념은 다르다. 사이버전이 정보와 시스템 침해나 교란에 초첨을 뒀다면, 인지전은 사람과 조직의 판단을 바꿀 목적을 지녔다. 그러나 탈취한 정보 계정이나 방송망으로 가짜 발표를 내보낸다면 하나의 작전 안에서 두 영역이 결합한다. 따라서 사이버보안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신뢰받는 계정과 정보 채널을 누가 통제하고 있는지, 그곳에서 나온 메시지가 어떤 판단과 행동을 이끄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AI는 이러한 과정을 더욱 빠르고 정교하게 만든다. AI가 인지전의 목적을 새로 만든 것이 아니지만, 하나의 사건을 대상별로 다른 이야기로 바꾸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낮췄다. 가령 중국 해경 활동도 대만 국민에게는 정부의 대응 능력을 의심케 하는 이야기로 바뀔 수 있다. 미국에는 대만 지원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주장으로, 국내에는 대만 문제에 관여하면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경고로 가공될 수 있다.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이런 메시지를 여러 언어와 형식으로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이미 현실의 문제로 보고되고 있다. 대만 국가안전국은 2025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생성형 AI를 이용해 대만 사회의 분열을 노린 정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대만 당국의 판단이다. 특정 게시물이나 영상을 실제로 누가 만들고 퍼뜨렸는지는 사안별로 따로 검증해야 한다. 따라서 콘텐츠가 AI로 제작됐는지를 판별하는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그 정보가 어떤 상황에서 등장했고, 누구에게 전달됐으며, 실제로 어떤 판단과 행동으로 이어졌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연재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역사적 사례를 통해 인지전의 성패를 가르는 조건과 위협의 징후를 살펴보고, 대한민국에서 예상할 수 있는 상황과 대응 절차까지 차례로 다루고자 한다. 가짜정보를 판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국가와 사회의 판단 체계를 지킬 수는 없다. AI 시대의 인지전 방어는 정보의 진위를 가리는 데서 출발하되, 혼란 속에서도 사실에 근거한 결정을 제때 내리는 능력을 지키는 데까지 나아가야…

💡 AI 분석: 이 글은 중국과 대만 간 해상 주권 분쟁의 전략적 함의를 분석하며, 정보 전쟁의 핵심 요소인 판단 구조 변화를 다루는 중대한 전략 신호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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