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도 결국 '가성비' 승부수…4400만원대 엔트리 전기차 카드 만지작
[디지털투데이 유승아 인턴기자] 제네시스가 보다 저렴한 전기차(EV)를 앞세워 대중 시장으로 판매 저변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유럽 사업을 이끄는 제네시스 경영진은 엔트리급 전기차 투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성을 따져보고 있다. 핵심은 제네시스가 기존 고가 중심 라인업에서 한 단계 내려와 더 넓은 수요층을 공략할 수 있느냐다. 피터 크론슈나블(Peter Kronschnabl) 제네시스 유럽법인 총괄은 오토카와 인터뷰에서 이 구상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피터 크론슈나블은 빠르게 커지는 세그먼트에는 브랜드가 고객을 키우기 위해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후보로 거론되는 차종은 현대차의 소형 전기 해치백 아이오닉 3 기반 모델이다. 제네시스가 별도 전용 플랫폼을 새로 개발하기보다 기존 전기차 아키텍처를 활용해 진입 가격을 낮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차량은 2019년 공개된 제네시스 민트 콘셉트의 디자인 요소를 일부 반영할 수 있다. 이 경우 제네시스는 전동화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가격대와 차급을 넓히는 수순을 밟게 된다. 제네시스는 당초 2025년부터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첫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내년에는 첫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추가할 예정이다. 전기차는 여전히 성장 전략의 중심축으로 남아 있으며, 2026년 말까지는 플래그십 3열 전기 SUV GV90 공개도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최근 고성능 브랜드 경쟁에도 발을 들였다. 현대차그룹은 마그마 프로그램을 통해 벤츠 AMG와 BMW M이 있는 고성능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여기에 엔트리 전기차까지 더해지면 제네시스는 고성능, 대형 전기 SUV, 대중형 전기차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게 된다. 다만 제네시스는 단기 유행을 좇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피터 크론슈나블은 프리미엄 픽업트럭처럼 틈새 기회가 있더라도 실제로 들어가야 할 시장인지는 별개라고 말했다. 작은 기회가 있다고 해서 장기 성장 동력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는 제네시스의 성장 전략을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기준은 새 전기차 검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제네시스는 이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며, 단기나 중기 기회보다 장기 관점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따라서 소형 전기차가 실제 출시로 이어지더라도 단순히 가격 경쟁을 위한 모델이라기보다 브랜드 확장성과 수익성을 함께 따지는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반이 될 수 있는 아이오닉 3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사용한다. 유럽에서는 42.2킬로와트시(kWh)와 61kWh 배터리 두 가지로 판매되며, WLTP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각각 344km와 496km다. 제네시스 GV60와 같은 뿌리를 쓰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800볼트(V) 대신 400V 시스템을 채택한 점이 특징이다. 영국 판매가는 기본형 기준 2만2245파운드(약 4410만6000원)부터 시작한다. 시장 흐름도 제네시스의 검토와 맞물린다. 아우디, BMW, 벤츠 등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앞으로 몇 년 안에 더 저렴한 전기차로 대중 시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제네시스가 실제로 아이오닉 3 기반 엔트리 전기차를 내놓을 경우, 전기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간 하단 가격대 경쟁도 한층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