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가 집으로 들어온다" KB국민은행, 삼성물산과 손잡고 '아파트 자산관리' 시대 연다
은행들의 자산관리(WM) 경쟁이 영업점을 넘어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주거와 세무, 부동산 상담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생활형 WM'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삼성물산, 세금 AI 플랫폼 기업 뉴아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삼성물산 홈플랫폼 '홈닉(Home:nic)' 입주민을 대상으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제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금까지 프라이빗뱅킹(PB)은 고객이 은행을 찾아가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고객이 거주하는 아파트 플랫폼 안으로 PB 서비스가 들어가는 방식으로 WM의 접점을 바꾸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홈닉에서는 금융 상담뿐 아니라 부동산 컨설팅과 세무, 법률 서비스, AI 기반 상속·증여세 시뮬레이션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된다. KB국민은행은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입주민에게 전담 PB센터를 연결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홈닉 적용 단지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협업을 국내 WM 시장이 '생활 플랫폼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 자산관리 서비스는 초고액자산가 중심 PB센터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반 고객까지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쟁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과 세무는 자산관리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분야다. 집을 사고파는 과정은 물론 증여와 상속, 보유세까지 금융과 세무 상담이 동시에 필요한 만큼 생활 플랫폼과 WM를 연결하면 고객 체류시간과 충성도를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물산 역시 단순한 건설사를 넘어 입주 이후의 생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홈닉은 아파트 관리와 커뮤니티, 생활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플랫폼인데 여기에 금융까지 결합하면서 '주거 플랫폼'의 범위를 한층 넓히게 됐다. KB국민은행 입장에서도 홈플랫폼은 새로운 고객 확보 채널이 된다. 신규 입주민은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부동산·세무 상담 수요도 많아 WM 고객으로 전환 가능성이 높은 계층으로 꼽힌다. 이번 협약에는 AI 기술도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뉴아이가 제공하는 '택스AI'를 통해 상속세와 증여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을 미리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복잡한 세무 상담을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향후 생성형 AI를 활용한 맞춤형 자산 진단과 투자·절세 컨설팅으로까지 서비스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은행권이 WM 경쟁력을 잇달아 강화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기준금리 변동과 예대마진 축소로 전통적인 이자이익 성장에 한계가 나타나면서 수수료 기반 비이자이익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와 연금, 투자, 신탁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 주요 은행들은 PB 인력 확대와 디지털 WM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KB금융그룹 양종희 회장은 최근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금융그룹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에게 종합적인 금융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WM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약이 금융회사와 건설사, AI 기업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자산관리 모델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금융과 주거, 세무, 생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WM 경쟁도 영업점이 아닌 생활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주거, 세무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입주민의 자산관리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문기관과 협력을 확대해 차별화된 WM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 - [금융人사이트] '혁신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생활금융 플랫폼의 미래를 설계하다 - LGD "2분기 적자 '성장통'...칩플레이션 불구 연간 흑자 '순항'"(종합) - 상업용 프로젝터 '밝기 경쟁'...한국엡손, 백색·컬러 5200루멘 신제품 출격 - 스마트밴드에서 화면이 사라진다?...가민도 '스크린리스' 대열 합류 - SKT·KT·LG유플러스, 스마트안경 공략...'레이밴 메타' 판매전 '점화' - "재고 손실 선제적 보상" 쿠팡, 화재 수습 넘어 판매자·지역사회까지 책임진다 - [테크M 이슈] 숫자가 말하는 김기홍 리더십...탄탄한 JB금융 '질적 성장' 증명 - 금융지주 CEO '최장 6년' 시대 오나…지배구조 대수술에 금융권 '촉각' - 네이버웹툰, 공모전·지역 작가 지원 등...창작 활동 '독려' 박차 - '게임 서비스 종료=역사 소멸' 막아라...단종 게임 보존 제도화 논의 '첫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