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비트코인 재무기업 사츠마, 보유 BTC 전량 매각…1년도 못 버티고 상폐 수순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영국 비트코인 재무 기업 사츠마 테크놀로지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 668개를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비트코인 보유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주가 폭락과 자금 회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청산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사츠마 주주들은 비트코인 전량 매각과 런던증권거래소 상장폐지 안건을 90%가 넘는 찬성률로 가결했다. 사츠마는 영국 상장 비트코인 재무 기업 가운데 보유량 기준 2위였지만, 주주들은 상장사를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자산을 처분해 현금을 돌려받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약 435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처분한 뒤 영국의 ‘B주식 스킴’을 통해 남은 자금을 주주들에게 환급할 계획이다. 법률비용과 퇴직금, 상장폐지 비용, 잔여 보험료 등 약 270만파운드의 종료 비용을 반영하면 실제 환급액은 2680만~3000만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사츠마는 원래 소형 인공지능(AI) 기업 'TAO 알파'로 출발했다. 2025년 8월 사명을 사츠마 테크놀로지로 바꾸고 마크 모스를 최고 비트코인 전략 책임자로 영입하면서 비트코인 재무 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당시 회사는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억6360만파운드를 조달했다. 파라파이 캐피털이 투자를 주도했고 판테라 캐피털, 디지털커런시그룹, 크라켄 등도 참여했다. 일부 투자자는 현금 약 9700만달러 대신 비트코인 1097개를 직접 납입하며 회사의 비트코인 전략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2025년 10월 12만6000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장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츠마 주가도 함께 급락했고, 회사는 지난해 12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 비트코인 가운데 579개를 약 4000만파운드에 먼저 매각했다. 전환하지 않은 전환사채 투자자에게 상환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 경영진 이탈도 이어졌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6년 2월 회사를 떠났고 최고경영자(CEO)도 다음 달 퇴사했다. 4월에는 주가가 2025년 6월 고점 대비 99% 이상 하락했으며, 지분 약 6.7%를 보유한 판테라 캐피털이 전면 청산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청산 요구가 힘을 얻은 배경에는 시가총액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큰 괴리가 있었다. 회사의 시장가치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보다 크게 낮아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츠마 주식을 들고 있는 것보다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결국 발행주식의 20% 이상을 보유한 주주 그룹이 청산안을 정식 표결에 부쳤다. 이사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사 6명 가운데 4명은 사츠마가 상장된 비트코인 투자 수단으로 계속 존속할 수 있다며 청산에 반대했다. 반면 나머지 2명은 사업 종료에 찬성했다. 주주들은 표결을 통해 이사회 다수 의견을 큰 표 차로 뒤집었다.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규모는 당초 조달액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매각으로 확보한 4000만파운드와 이번 청산 이후 환급 예정액을 합쳐도 전체 회수 자금은 6600만~7000만파운드 수준이다. 이는 조달액 1억6360만파운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전환사채 보유자는 보통주 주주보다 상환 순위가 앞서기 때문에 일반 주주가 실제로 돌려받는 금액은 더 줄어들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뿐 아니라 부채 중심의 자금조달 구조가 손실을 키운 셈이다. 향후 청산 절차는 영국 고등법원의 승인을 거쳐 진행된다. 법원은 오는 8월과 9월 자본 환급안을 심리할 예정이며, 런던증권거래소 상장폐지는 9월 중순으로 예상된다. 주주 대상 자금 지급은 9월 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츠마 사례는 2025년 확산한 비트코인 재무 전략이 상승장에서는 기업가치 확대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지만, 가격 하락과 전환사채 상환 압박이 겹치면 급격히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영국 상장사 가운데 비트코인 보유 1위는 2878개를 보유한 더 스마터 웹 컴퍼니로, 아직까지 사업 종료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