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만6000달러대 횡보…반에크 "저점 확인 신호는 아직"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비트코인이 최근 한 달간 6만3000달러대에서 횡보했지만,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이를 저점 확인 신호가 아닌 조정 국면의 연장으로 해석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트코인 매거진에 따르면 반에크는 최신 보고서에서 파생상품 시장의 방어적 포지션과 채굴 수익성 악화, 현물 상장지수상품(ETP) 자금 유출 등을 근거로 비트코인의 단기 하방 압력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반에크가 제시한 7월 12일 기준 비트코인 종가는 6만3742달러다. 한 달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최근 6개월 고점보다 33% 낮고, 약 7만4000달러인 200일 이동평균선도 밑돌고 있다. 비트코인이 5월 3.6%, 6월 20.5%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반등보다는 박스권 정체에 가깝다는 평가다. 거래 활동도 둔화했다. 최근 30일간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은 하루 평균 약 51억달러로, 2019년 이후 평균보다 29% 적었다. 실현 변동성은 연율 기준 30.4%로 최근 1년 평균인 43%와 장기 평균인 81%를 모두 밑돌았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강해졌지만, 아직 투매 국면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1개월 풋·콜 내재변동성 스큐는 플러스 11.4%포인트로 벌어지며 2021년 이후 분포의 83백분위 수준에 도달했다. 옵션 프리미엄 총액은 6억1360만달러로 23% 감소했지만, 풋·콜 프리미엄 비율은 1.49로 장기 평균인 0.71을 크게 웃돌았다. 무기한 선물의 30일 평균 자금조달률은 플러스 4.5%로 장기 평균인 플러스 8.4%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에크는 스큐가 15%포인트를 넘거나 자금조달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돼야 뚜렷한 저점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기업 비트코인 재무 전략에 대한 신뢰 약화도 시장에 반영됐다. 스트래티지는 13억8000만달러를 투입해 전환사채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9억달러의 준비금을 남기고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2022년 이후 첫 매도다. 반에크는 스트래티지의 매도가 기업 보유 집단 전체의 순유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다만 온체인 지표에서는 장기 보유 성향이 강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1년 이상 이동하지 않은 비트코인의 비중은 전체 공급량의 60.8%로 집계됐으며, 6개월 전 59.1%에서 가격 하락에도 오히려 상승했다. 6개월 이상 1년 미만 보유된 물량도 전체의 17.7%를 차지했다. 반에크는 해당 물량에서 추가 매도가 나오지 않으면 장기 보유 구간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지표도 부진했다. 미실현 순이익은 17백분위 수준에 머물렀고, 수익 구간에 있는 비트코인 공급량의 비중은 53%로 4년 평균인 76%를 밑돌았다. 채굴업체의 수익성은 더 악화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는 약 930엑사해시(EH/s)로 고점권을 유지했지만,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해시가격은 하루 페타해시(PH/s)당 약 30.6달러까지 떨어졌다. 일평균 채굴 매출도 285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5% 감소했다. 채굴업체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 전환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반에크는 테라울프가 체결한 20년간 190억달러 규모의 임대 계약과 클린스파크의 66억달러 규모 계약을 주요 사례로 제시했다. 그러나 채굴 관련 주가는 52주 고점 대비 약 42% 하락한 상태다. 반에크는 금리 상승과 뉴욕 지역의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AI 사업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에크는 계약 조건 개선과 신규 AI 인프라 계약, 하이퍼스케일러의 지출 확대 등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의 할인 폭이 관련 위험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I 사업 전환만으로 경쟁력이 낮은 채굴업체의 부진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함께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당분간 뚜렷한 반등보다 조정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파생상품 시장의 방어적 포지션과 채굴 수익성 악화가 단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장기 보유 물량이 늘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