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최고전략책임자 “한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명확성이 우선”
“주요 기관들은 시제품 단계에서 실제 생산 단계로 전환하기 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규제적 명확성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와 규제 당국, 중앙은행도 이 점을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는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고 경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진화하는 새로운 경제에 참여하는 매우 전략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테 디스파르테 서클 최고전략책임자 겸 글로벌 정책 및 운영 총괄은 23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한국의 디지털 자산 규제 현황과 스테이블코인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디스파르테 총괄은 “앞으로 중요한 단계는 국회가 관련 가상자산 규제와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명확성이 시장 경쟁력을 높인 사례로 유럽과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유럽은 암호자산시장법(MiCA) 도입 이후 30개 이상의 유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등장했으며, 유럽 전역에는 90개 이상의 거래소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의 경우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계기로 은행업이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그 결과 25개 이상의 기업이 은행 인가와 허가를 받는 등 적절한 규제가 경쟁을 촉진하는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토스(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그룹은 각각 서클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와 디지털 자산 기술 분야 협력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디스파르테 총괄은 서클의 사업 구조가 비자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비자가 직접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비자카드를 발급한 은행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인 것처럼, 서클 역시 USDC(서클에서 발행한 달러 스테이블 코인)를 활용하는 파트너와 기관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그는 “USDC를 자사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 및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며 “인텔이 마이크로칩을 통해 컴퓨터 작동을 지원하는 것처럼, 서클 역시 자사의 기술이 필요한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클은 여러 측면에서 기관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파트너십의 핵심은 이러한 기술적 지원이며, 한국 금융기관에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오픈 스탠다드(Open Standard)’가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달러 스테이블코인 ‘OUSD(Open USD)’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디스파르테 총괄은 OUSD가 과거 페이스북이 주도했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리브라(Libra)’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리브라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27개 기업이 참여한 세계 최초이자 가장 큰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이었다”며 “당시 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요인들은 현재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갖춰야 할 핵심 요소로 신뢰, 투명성, 책임성, 감사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은행 시스템에 실제로 예치된 자금으로 ‘돈을 보여달라’는 기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해당 제품을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클의 장기적인 비전과 관련해 ‘가치의 원활한 교환을 통한 경제적 번영 증진’을 제시했다. 은행 영업일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화폐, 모바일 기반 접근성, 이를 대규모로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차세대 인프라로 자체 블록체인 ‘아크(Arc)’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Arc는 결제와 은행, 스테이블코인을 넘어선 경제 운영체제를 목표로 하며, 서클은 이를 ‘인터넷을 위한 경제 운영체제’라고 설명했다. 디스파르테 총괄은 아크의 주요 특징으로 개인정보 보호 기능과 양자컴퓨팅 대응력을 꼽았다. 그는 “개인정보 보호는 아크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이며, 기관들이 요구하는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기술 분야, 특히 블록체인이 직면할 주요 위험 중 하나는 양자컴퓨팅의 등장과 상용화”라며 “양자컴퓨팅은 잠재적인 취약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아크를 처음부터 양자 위협에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디스파르테 총괄은 지니어스 법안 시행과 관련해 일부 핵심 시행 규칙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클래리티 법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완전하고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니어스 법안과 클래리티 법안이 모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은 생애주기에 따라 통화, 상품, 수집품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고, 2차 시장에서 거래된 이후 다시 은행 시스템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시장의 핵심 영역을 다루지만 증권과 상품 영역까지 포함하지 않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클래리티 법안이 다음 단계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sm@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