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에 안드로이드 개방 명령 이어 1.5조 ‘벌금 폭탄’
유럽연합(EU)이 구글의 플랫폼 독점 행위에 대해 고강도 제재를 연달아 내놓으며 빅테크 규제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디지털 시장법(DMA)에 따른 구글의 독점 남용 행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총 8억9000만유로(약 1조4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벌금을 부과했다. 이번 제재는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쇼핑, 호텔, 교통 등 자사 서비스를 제3자 경쟁 서비스보다 우선 노출·우대한 혐의에 4억6000만유로, 앱 개발자가 타사 앱 스토어를 포함해 원하는 유통 채널에서 사용자와 자유롭게 소통하고 상품을 홍보하는 것을 제한한 혐의에 4억3000만유로가 각각 부과된 것이다. EU는 구글에 60일 이내에 실효성 있는 시정안을 제출할 것을 명령했으며, 이행하지 않으면 일평균 매출의 최대 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매일 추가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EU는 지난 16일에도 구글에 안드로이드 OS 내 AI 인프라 개방 및 검색 데이터 공유를 공식 요구한 바 있다. 이는 구글의 AI 비서 '제미나이'가 누리던 안드로이드 시스템상 특혜 권한을 타사 AI 챗봇 및 비서 서비스에도 동일하게 제공하고, 독점해 온 핵심 검색 데이터를 경쟁사에 공개하도록 지시한 조치였다. 모바일 OS 생태계를 전면 개방해 빅테크의 AI 독점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고강도 제재를 두고 미국과 EU의 마찰도 커지고 있다. 테레사 리베라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조치는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법치주의와 정당한 규제를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밝혔다. 반면 켄트 워커 구글 총괄 법무 책임자는 "EU의 DMA 적용이 일상적인 제품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공정한 경쟁이 아닌 소수 원고의 이익을 위한 규제 부작용"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여기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구글에 대한 조치가 "진정한 대화를 위한 노력을 훼손하고 무역과 관련한 안정을 유지하는 데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전에 EU의 디지털 벌금을 "해외 갈취"에 비유하며,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에 보복 관세 등 무역 조치를 가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어 양측의 갈등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