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한국경제 IT (Hankyung)· 2026. 7. 25. 오후 11:30:038.0

"사업계획 못 쓰면 GPU도 없다"…벼랑 끝 국산 AI가 살아남는 법 [허진의 테크토닉]

"사업계획 못 쓰면 GPU도 없다"…벼랑 끝 국산 AI가 살아남는 법 [허진의 테크토닉] 리듬감 있게 읽히는 쉬운 테크③ 연구원도 돈 벌 궁리해야 네이버 AI의 벼랑 끝 전략 연구원도 돈 벌 궁리해야 네이버 AI의 벼랑 끝 전략 네이버는 한때 파운데이션 모델을 세계에서 3번째로 구축한 사실을 내세워 미국·중국 인공지능(AI)에 대한 맹렬한 추격 의지를 드러냈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을 동원한 경쟁이 수년간 이어지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현실적인 한계와 마주한 국내 기업들은 이제 무조건적인 최첨단 모델 경쟁보다는 개별 서비스와 모델의 실질적인 접점, 그리고 생존을 위한 효율성 확보에 대한 고민을 깊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선행 AI 연구를 담당하는 파운데이션 리서치 부서의 김정훈 리더를 만나 급변하는 환경 속 네이버의 진솔한 연구 전략과 방향성에 대해 알아보시죠. “한국 연구진이나 실무진의 기술력 자체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딥시크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미국 빅테크와의 근본적인 격차는 결국 ‘자본력’에서 비롯됩니다. 네이버의 경우 이익 대비 R&D 투자 비율을 20%대 안팎으로 꾸준히 유지하는데 이는 비율로만 보면 미국 빅테크보다 오히려 많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절대 금액이나 GPU 확보 규모에서 수십 배에서 최대 10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AI 모델 학습이라는 건 요술을 부리는 게 아니라 GPU 투입량에 정직하게 비례하는 분야인 만큼, 이러한 자본력의 한계가 모델 사이즈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거처럼 단순히 범용인공지능(AGI)를 좇으며 무작정 R&D성 모델을 만들던 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이제는 선행 연구 부서라 할지라도 “이 연구가 실제 사업 계획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어떤 서비스에 적용되어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낼 수 있는지”를 철저하게 증명해야만 GPU 등 자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업계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이제는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피칭하는 역량이 필수적인 생존 조건이 되었습니다. 초거대 모델 개발을 멈춘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서비스와 산업에 무조건 큰 모델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판단 아래, 각 산업과 서비스 환경에 가장 알맞은 특화 모델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작은 모델만 파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작고 효율적인 모델을 완성도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형 모델의 능력을 하위 모델에 가르치는 ‘증류’ 등의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대형 모델 보유와 핵심 연구 역시 계속해서 병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고퀄리티 웹 데이터가 대개 영어로 편중되어 있다 보니, 언어 모델이 한국어를 완벽하게 익히게 하려면 한국어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엄청나게 많이 노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구수와 사용 빈도 차이로 인해 한국어 데이터만 무한정 늘리는 데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저희는 ‘코드 스위칭’이라는 기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어 지문 속에 등장하는 핵심 개념이나 단어를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치환하거나 교차 배치하여 학습시키는 방식입니다. 마치 언어 사이에 비밀 통로를 뚫어주는 것처럼, 방대한 영어 중심의 지식이 한국어 지식 공간으로 매끄럽게 스며들고 전의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기술입니다. 동일한 연산량을 투여했을 때 성능의 한계를 뚫고 최대 효율을 뽑아내는 ‘컴퓨트 멀티플라이어’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연산량 뻥튀기 테크닉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저희는 구글이나 중국 빅테크처럼 수만 장의 GPU를 자유롭게 쓰기에는 컴퓨팅 자원과 자본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가진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면, 똑같은 양의 연산을 하더라도 훨씬 더 영리하고 효율적으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구조적 혁신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딥시크가 부각시킨 믹스처 오브 엑스퍼트(MoE) 같은 구조적 접근처럼, 적은 자원과 연산량으로도 최고의 성능을 쥐어짜낼 수 있는 모델 아키텍처 연구에 팀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AI 음성 대화는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고, 초거대언어모델(LLM)이 답을 만든 뒤 다시 음성으로 변환하는 단순 직렬형(캐스케이드) 방식이어서 반응이 느리고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저희 팀은 실시간 음성 대화 AI를 위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인 ‘소믈리에(Sommelier)’ 연구 성과를 선보였습니다. 실제 사람들의 대화는 순서대로 딱딱 떨어지지 않고, 상대가 말하는 도중에 “네” 하고 맞장구를 치거나 “잠깐만요” 하고 끼어들기도 하며, 주변 소음이 섞이기도 합니다. 소믈리에는 거칠고 복잡한 실제 대화 음성 속에서 누가 언제 말했는지 화자를 분리하고, 겹친 목소리를 복원하며, 여러 인식 결과를 검증하여 자연스러운 대화 타이밍과 상호작용 그 자체를 학습용 데이터로 자동 변환해 주는 기술입니다. 성능 경쟁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축이 바로 ‘포용적 AI’ 테마입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자칫 디지털 환경에 익숙치 않은 소외 계층이 AI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습니다. 소외 계층도 AI 툴을 원활히 접근하고 일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모델의 기능과 능력을 정의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를 만드는 연구를 지속해 왔으며, 관련 내용들은 테크 블로그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미중이 기술 격차를 벌리는 요즘 상황, 네이버클라우드의 연구자로서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 연구진이나 실무진의 기술력 자체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딥시크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미국 빅테크와의 근본적인 격차는 결국 ‘자본력’에서 비롯됩니다. 네이버의 경우 이익 대비 R&D 투자 비율을 20%대 안팎으로 꾸준히 유지하는데 이는 비율로만 보면 미국 빅테크보다 오히려 많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절대 금액이나 GPU 확보 규모에서 수십 배에서 최대 10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AI 모델 학습이라는 건 요술을 부리는 게 아니라 GPU 투입량에 정직하게 비례하는 분야인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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