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아직 일자리 대체보다 근로자 보조·협력 도구로 활용"
구글이 전 세계 수백만건의 익명화된 AI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AI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근로자의 업무를 지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협력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현재 직장 내 AI 활용은 대부분 사람의 판단과 전문성을 보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AI 사용이 곧바로 업무 자동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구글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이용자들이 구글 AI 도구를 사용한 수백만건의 익명화된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구글이 실제 AI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장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한 첫 대규모 연구다. 이에 따르면, 현재 AI 활용은 '얕은 수준(shallow)'의 협력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의 직업에서 근로자는 업무 전체를 AI에 맡기기보다는 일부 과업에만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AI가 핵심 업무를 완전히 대신하기보다는 초안 작성, 검토와 수정, 아이디어 발굴, 정보 검색 및 학습 등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비정형 인지 업무에서는 AI 대화의 10% 미만만이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했으며, 나머지는 인간의 의사결정과 창의성을 보완하는 형태였다. 스콧 스트랜드 구글 경제학자는 "AI를 사용한다고 해서 곧바로 자신의 업무가 자동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AI는 근로자를 대체하기보다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AI 활용이 자동화보다 협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사진작가가 AI를 활용해 사진을 보정하는 것처럼, AI는 반복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생산하는 자동화 기계가 아니라 전문성을 보완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이는 계산원을 대체하는 셀프 계산대보다 측량사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레이저 측정기에 더 가까운 개념에 비유했다. AI 활용이 특히 비정형 인지 업무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O*NET 직무 과업 가운데 비정형 인지 분석 업무는 35%를 차지하지만, 제미나이 사용량에서는 65%를 차지했다. 판단력과 전략적 사고, 문제 해결, 창의성이 요구되는 업무에서 AI 활용이 가장 활발했으며, 이러한 업무는 기존 규칙 기반 소프트웨어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또 AI 활용이 사무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전기기사와 자동차 정비사, 산업기계 정비사 등 기술직과 생산직 종사자들도 이미지와 동영상을 AI에 입력해 고장 원인을 분석하거나 수리 방법을 찾는 등 협업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정비사는 차량 부품 점검과 배선 작업, 부품 마모 검사 등에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가정에서의 AI 활용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서류 작성, 가계 예산 수립, 주택 수리 등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생산성 향상 효과는 국내총생산(GDP) 같은 기존 경제지표에는 잘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AI 발전에 따라 활용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은 열어뒀다. 앞으로 모델 성능이 더 향상하면 현재는 협업 중심인 업무가 점차 자동화될 수 있으며, 숙련 근로자가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크게 높일 때 신입 채용 감소 등 노동시장에 새로운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다고 지적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