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154% 늘 때 송전망 26%…KDI “계통 병목 풀어야”
국내 발전설비가 빠르게 늘었지만 송전망 확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의 핵심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조금과 설비 설치 확대에 집중하기보다 전력계통과 자금조달 환경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발표한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에서 전력계통 확충과 자본조달 환경 개선, 보급 지원제도 개편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87기가와트(GW), 풍력 9GW 등을 포함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설비는 39.1GW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반기마다 평균 6.8GW 이상을 추가해야 한다. 지난 5년 반 동안의 반기 평균 설치량인 1.7GW의 약 4배다. 풍력은 기존보다 약 10배 빠른 보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제약은 전력망이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전체 발전설비는 154% 증가했지만 송전망은 26% 확충되는 데 그쳤다. 발전시설이 집중된 남부와 서남해안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보내기 어려워지면서 신규 계통 접속 지연과 출력제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지원 비용의 효율성도 점검 대상으로 꼽혔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이행비용은 2025년 4조5000억원,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누적으로 약 28조원에 달했다. KDI가 2020년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원비용 1원당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 1.33원, 육상풍력 1.18원으로 비용을 웃돌았다. 설비 확대에 따른 기술 축적과 발전비용 하락 효과를 제외하면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어 지원 규모보다 비용효율성을 높이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분석이 나왔다. KDI는 사업자가 장기간 수익을 예측할 수 있도록 경쟁입찰 기반 장기계약을 확대하고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의 거래 제약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력도매가격과 공급인증서 가격 변동으로 수익 전망이 불확실하면 금융기관이 높은 위험을 반영해 대출을 줄이거나 조달금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송전망 건설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 등 유연성 자원을 늘리고 지역별 전력 수급을 반영한 요금제도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대규모·장기 사업의 초기 위험을 정책금융이 일부 부담해 민간자금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초점을 단순한 설비 설치량에서 전력망과 저장장치, 장기계약, 금융조달을 포함한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 계통 연결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확보되지 않으면 설비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실제 발전량과 투자 효율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영효 기자 society@aitimes.com Powered by AItimes AI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