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대화 내용 구글 검색서 노출..."보안 결함 아닌 공개 설정 탓"
앤트로픽의 '클로드'에서 이용자가 공유한 일부 대화 내용과 '아티팩트(Artifacts)' 작업물이 구글 검색 결과에 노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인정보 및 기업 기밀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용자가 생성한 공유 링크가 검색 엔진에 색인되면서 민감한 정보가 의도치 않게 외부에 공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은 26일(현지시간) 레딧의 'r/ClaudeAI' 커뮤니티에서 한 이용자가 구글 검색에 'site:claude.ai/share'를 입력하면 공개된 클로드 대화가 다수 검색된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관련 게시물은 빠르게 퍼져 나갔고, 이용자들은 암호화폐 지갑 생성 대화, 법률 상담, 이력서, 기업 내부 업무 내용 등이 검색 결과에 포함돼 있다는 사례를 공유했다. AI가 생성한 애플리케이션과 대시보드, 문서, 보고서 등을 담을 수 있는 아티팩트도 'site:claude.ai/public/artifacts' 검색을 통해 일부가 공개적으로 검색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여러 매체는 구글 검색을 통해 제3자가 만든 일부 아티팩트에 로그인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구글 검색 결과에 노출되던 상당수의 공유 대화는 하루 만에 검색 결과에서 사라지거나 찾기 어려워졌다. 구글이나 앤트로픽, 콘텐츠를 공유한 이용자들이 삭제나 차단 조치를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앤트로픽은 이번 사안이 보안 취약점이나 계정 해킹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사용자에게 클로드 대화를 공개적으로 공유할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며, 검색엔진에 대화 목록이나 사이트맵을 제공하지 않는다"라며 "공유 링크는 무작위로 생성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공유하지 않는 한 추측하거나 발견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가 공유 기능을 선택하는 순간 해당 콘텐츠는 공개 웹페이지가 되며, 다른 공개 웹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제3자 서비스에 의해 색인되거나 보관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클로드에서 공유 기능을 사용하려면 이용자가 여러 단계의 확인 절차를 거쳐 직접 '공유 가능한 링크'를 생성해야 한다. 인터페이스에는 "링크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볼 수 있다"라는 경고도 표시된다. 기능 자체는 기본값으로 활성화돼 있지 않다. 그러나 많은 이용자는 이를 유튜브의 '비공개 링크(Unlisted)'나 구글 문서의 '링크가 있는 사람만 보기'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했을 뿐, 검색엔진에 노출될 수 있는 공개 웹페이지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술적으로는 인증 없이 누구나 접근 가능한 웹페이지는 사이트 운영자가 noindex와 같은 검색 차단 설정을 적용하지 않는 이상 검색엔진이 색인할 수 있다. 다만 검색엔진은 해당 URL이 포럼이나 SNS 등 공개 웹페이지를 통해 처음 노출돼야 이를 발견할 수 있는 만큼, 일부 이용자들은 구글이 수많은 클로드 공유 링크를 어떻게 수집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논란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아티팩트가 앤트로픽의 핵심 기업용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티팩트는 2024년 '클로드 3.5 소네트'와 함께 처음 공개된 기능으로, 단순한 챗봇을 넘어 대시보드, 웹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시각화, 게임, 문서 등을 AI와 함께 제작하는 협업 공간을 제공한다. 올해에는 개발자용 '클로드 코드'와도 통합되면서 엔지니어링 팀이 HTML 대시보드와 프로젝트 작업 공간을 직접 배포할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됐다. 이 때문에 검색엔진에 노출되는 대상이 단순한 채팅 기록이 아니라, 내부 대시보드나 소프트웨어 프로토타입, 제품 기획서, 재무 분석 자료, 고객용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기업 고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외신은 실제 검색 결과에서 환자의 의료 기록, 임상시험 자료, 초등학생의 이름과 전화번호, 사내용 문서, 직원 평가 자료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사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코드와 개발 메모, 업무 노트 등이 공개된 사례도 있었으며, 한 공유 대화에서는 클로드가 성인 콘텐츠를 생성한 기록이 발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해당 콘텐츠가 어떤 프롬프트를 통해 생성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글은 이번 사안이 검색엔진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구글 대변인은 "구글이나 다른 검색엔진은 어떤 페이지를 공개할지 결정하지 않는다"라며 "사이트 운영자가 크롤링과 색인을 제어할 수 있는 명확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설정을 존중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AI 업계에서 처음 발생한 일도 아니다. 2023년에는 구글의 AI 챗봇 '바드(Bard)' 공유 대화가 검색엔진에 노출되면서 비슷한 논란이 발생했고, 당시 구글은 의도하지 않은 동작이라며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오픈AI도 공개 공유된 '챗GPT' 대화가 검색엔진에서 검색되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을 불러온 바 있다. 지난해에는 검색엔진에 색인된 클로드 대화 수백건이 발견됐으며, 챗GPT의 공개 공유 대화 약 10만건이 수집될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생성 AI가 단순한 챗봇을 넘어 협업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공유 기능에 대한 기업의 관리 체계도 기존 협업 소프트웨어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글 문서, 마이크로소프트 365, 슬랙, 깃허브, 노션 등과 마찬가지로 AI 플랫폼에서도 공유 정책과 접근 권한, 검색엔진 노출 여부를 명확히 관리해야 하며, 민감한 정보는 인증 기반의 기업용 작업 공간에서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기존에 생성한 공유 대화와 아티팩트를 전수 점검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링크 공유'와 '검색 가능한 공개 페이지'의 차이를 명확히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AI 플랫폼이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문서 작성, 업무 협업의 중심 도구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작은 공유 설정 하나가 기업 보안과 사용자 신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