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I타임스 (AI Times)· 7/13/2026, 8:32:42 AM7.0

'AI 리브랜딩'으로 주가 폭등한 미국 기업들...결국 상승분 반납

AI 열풍을 타고 사명을 바꾸거나 사업 방향을 AI로 전환한 미국 상장기업들이 단기적인 주가 급등 효과를 누렸지만, 실질적인 사업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내세운 '리브랜딩'만으로는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최소 27개 기업이 사명에 AI 관련 용어를 추가하거나 AI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암 치료 기업부터 금광 채굴업체까지 업종도 다양했으며, 대부분 발표 직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리브랜딩 발표 직후 최고점 기준으로 발표 전 주와 비교해 총 87억달러(약 13조원) 증가했으며, 증가율은 106%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라졌고, 7개 기업은 오히려 리브랜딩 이전보다 시가총액이 더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운동화 브랜드 올버즈(Allbirds)다. 이 회사는 지난달 사명을 '스마트버드(Smartbird)'로 변경하고 AI 칩을 탑재한 고성능 서버 사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올버즈는 단순한 AI 마케팅이 아니라 새로운 AI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도 항암제 개발사 호스 테라퓨틱스(Hoth Therapeutics)는 지난 5월 '로켓 원(Rocket One)'으로 사명을 바꾸고 반도체와 우주 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는 감사인이 회사의 기업 존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나온 결정이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마이지엄(Myseum)도 '마이지엄.AI'로 이름을 변경했지만, 2025년 매출은 550달러에 불과했다. 또 한 장외 기업은 골프 사업으로 출발한 뒤 온두라스 금광 사업을 거쳐 올해 데이터센터 기업 '블루스카이 AI(BluSky AI)'로 다시 변신하는 등 수차례 사업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AI 전환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암호화폐 채굴업체였던 사이퍼 디지털(Cipher Digital)은 올해 2월 데이터센터 중심 기업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시가총액이 약 50% 증가해 100억달러에 가까워졌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맞춰 전력망 연결과 GPU 인프라를 제공하는 전략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AI 리브랜딩이 과거 닷컴 버블이나 암호화폐 열풍 당시 나타났던 현상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1990년대 말 기업명에 닷컴을 추가하면 단기간 초과 수익률이 70%를 넘었던 사례나, 2017년 음료업체 롱아일랜드 아이스티(Long Island Iced Tea)가 '롱 블록체인(Long Blockchain)'으로 사명을 바꾸며 주가가 500% 급등했던 사례와 비슷한 흐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상당수 기업은 결국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오언 라몬트 아카디안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업들은 투자자들이 AI를 좋아하면 AI를 내세우고, 관심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유행을 따르게 된다"라며 "이 같은 리브랜딩은 단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이른바 'AI 워싱(AI Washing)'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SEC는 2024년부터 AI 활용 능력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홍보한 투자자문사와 기술 기업들을 잇달아 제재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회사 이름에 AI를 붙이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실제 존재하지 않는 AI 사업이나 역량을 암시해 투자자를 오인하게 하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View original (AI타임스 (AI Tim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