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7/14/2026, 11:00:00 AM8.0

리튬이온보다 수명 13배…英 스타트업, 수계 아연 배터리 공개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영국 배터리 기술 기업 슈퍼다이일렉트릭스(Superdielectrics)가 수계(水系) 아연 배터리의 독립 시험 결과를 공개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 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고출력 환경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긴 수명과 빠른 충·방전 성능, 높은 안전성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IT 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슈퍼다이일렉트릭스는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설비를 겨냥한 차세대 수계 아연 배터리 기술을 공개했다. 회사가 주목한 시장은 AI 데이터센터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연산 과정에서 순간적인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전력 피크를 흡수하고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슈퍼다이일렉트릭스는 자사 배터리가 이러한 고출력 환경에 적합하며,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전력 저장뿐 아니라 중요 인프라의 전력 안정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고분자 분리막이다. 이 분리막은 특허 기반 기술로, 수계 전해질 환경에서 이온이 빠르게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회사는 원재료로 비교적 풍부한 금속인 아연을 사용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원재료 비용과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튬과 달리 아연은 공급망 리스크와 지정학적 변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설명이다. 독립 시험 결과도 공개됐다. 회사에 따르면 실온에서 진행한 반복 충·방전 테스트에서 자사 아연 배터리는 리튬이온 단일 셀보다 최대 13배 긴 수명을 기록했다. 시험 조건은 10분 충전과 10분 방전, 방전 심도(DoD) 100% 환경이었다. 방전 성능도 향상됐다. 배터리는 36초 만에 정격 용량의 85% 이상을 유지하며 기존 리튬이온 셀보다 약 10배 개선된 성능을 보였다. 충전 역시 1분 12초 만에 정격 용량의 70% 이상을 회복해 약 8배 향상된 결과를 기록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셸리 브라운 슈퍼다이일렉트릭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시험이 핵심 기술에 대한 독립적인 성능 검증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 CTO는 "고분자 분리막은 빠른 이온 이동과 수계 전해질의 높은 안전성을 동시에 제공한다"며 "고출력과 고빈도 충·방전이 반복되는 환경에 적합한 에너지 저장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리튬이온 기반 시스템은 높은 전력 부하를 감당하기 위해 과도한 용량 증설과 별도의 안전 설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수계 아연 배터리는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적용성도 차별점으로 제시됐다. 현재 리튬이온 기반 에너지 저장장치는 화재 위험 때문에 데이터센터 외부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슈퍼다이일렉트릭스는 수계 전해질을 사용하는 아연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이 낮아 데이터센터 내부 설치에도 적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 데이터센터처럼 잦은 충·방전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아연 배터리는 이러한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가 적다는 설명이다. 브라운 CTO는 "많은 데이터센터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 문제 때문에 실제 필요 이상으로 큰 용량의 저장장치를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 기술은 이러한 과잉 설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아연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퍼다이일렉트릭스 역시 이번 발표에서는 에너지 밀도나 저장 용량과 관련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장시간 백업 전원이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향후 랙(Rack) 단위 제품으로 확대됐을 때 단순한 전력 완충 장치를 넘어 실제 장시간 에너지 저장장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안전성을 앞세운 비(非)리튬 배터리 개발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연구진은 수계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에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적용도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나트륨 배터리는 저온 환경에서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전기차 시장에서도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 가운데 슈퍼다이일렉트릭스의 수계 아연 배터리가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실제 상용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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