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 중국산 칩만으로 1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주가 37% 폭등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지푸(Zhipu)가 중국산 칩만으로 운영하는 초대형 AI 컴퓨팅센터를 구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37% 급등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체 AI 인프라를 확보하며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푸는 최근 중국산 AI 칩만으로 운영되는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컴퓨팅센터 구축을 완료했다. 이 시설은 자사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GLM 시리즈의 학습과 추론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증시에 상장된 지푸 주가는 이날 37% 급등한 121.9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일주일 동안 40% 넘게 하락했던 주가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 소식에 급반등했다. 지푸는 AI 인프라 강화와 함께 소프트웨어 역량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중국과학원에서 분사한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퀴발라스(Qubilas)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퀴발라스는 이기종 컴퓨팅 환경에서 여러 제조사의 AI 칩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컴파일러와 런타임 시스템, 추론 엔진 등을 개발해 온 기업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지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새 컴퓨팅센터는 AI 학습에 필요한 계산력을 제공하고, 퀴발라스의 기술은 다양한 중국산 AI 칩의 활용도를 높여 추론 비용을 낮추고 모델 배포 속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푸의 행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중국 AI 기업들이 자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미국 정부는 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지푸 역시 지난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의 거래 제한 명단에 포함됐다. 당시 지푸는 제재가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LLM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스택을 자체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역시 해외 첨단 칩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AI 인프라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국 내 AI 컴퓨팅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HSBC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AI 컴퓨팅 수요가 2025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나 2028년에는 약 5GW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대규모 모델 학습과 추론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푸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하고 있다. 탕제 공동창업자는 최근 사내 메모를 통해 AI 애플리케이션의 단기 수익화보다 범용인공지능(AGI) 시대를 준비하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지푸가 자체 컴퓨팅센터와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미국 제재 속에서도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GLM 모델의 성능 향상과 추론 효율 개선이 중국 AI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