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클래리티법 수정 통합본 공개…윤리조항 이견 속 표결 임박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상원 공화당이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를 규율하는 '클래리티(CLARITY) 법안' 수정 통합본을 공개한 가운데, 암호화폐 업계가 여름 휴회 전 본회의 표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다만 민주당이 윤리 조항과 법무부 권한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법안 통과 여부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더 디파이언트에 따르면, 상원 은행위원회 디지털 자산 소위원장인 신시아 루미스 의원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를 통과한 두 개의 법안을 통합한 616쪽 분량의 수정안을 공개했다.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권한을 구분하고, 암호화폐 시장 구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지난 5월 상원 은행위원회를 15대 9로 통과했으며,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여름 휴회 이전 본회의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다만 상원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60표가 필요한 만큼 공화당은 민주당에서 최소 7명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상원이 약 2주 뒤 여름 휴회에 들어가는 만큼 8월 초가 사실상 법안 처리의 마지막 기회로 거론된다. 암호화폐 업계는 법안 통과를 적극 촉구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은 "이 법안은 상원 본회의 표결 준비를 마쳤다"며 "양당이 수천 시간에 걸쳐 협상한 진정한 타협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방 차원의 명확한 규제 체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FTX와 같은 사업자가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고, 상당수 디지털 자산 기업이 미국 밖으로 이전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코인베이스 최고정책책임자(CPO) 파르야르 시르자드 역시 "업계가 원했던 모든 내용을 담지는 못했지만 적절한 균형을 이룬 중요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정안에 고객 자산의 1대1 분리 보관 의무와 연방 자금세탁방지(AML) 기준, 대통령과 부통령까지 포함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새롭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서머 머싱어 블록체인협회 CEO도 "명확한 규칙과 소비자 보호, 강력한 윤리 기준을 담은 진전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디파이 교육기금은 협상 과정에서 요구했던 비수탁형 개발자 보호 조항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수정안에는 개발자를 송금업자로 간주하지 않는 내용과 자가 보관(Self-Custody) 권리를 보장하는 이른바 '킵 유어 코인스'(Keep Your Coins) 조항도 포함됐다. 수정안에는 제재와 자금세탁방지 관련 조항 25개도 담겼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제9편은 수사기관의 요청을 반영해 법 집행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쟁점은 윤리 조항이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과 부통령, 연방의회 의원, 연방 판사와 배우자가 재임 중 대가를 받고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거나 후원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했다. 대상자는 보유한 암호화폐를 매각하거나 블라인드 트러스트에 맡겨야 하며, 법무부에는 관련 규정을 집행할 권한이 부여된다. 또 법무부는 금지 대상 토큰을 알고도 상장한 거래소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조항은 2029년 1월 2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민주당은 특히 법무부에 집행 권한을 집중한 부분을 강하게 비판했다. 메릴랜드주 민주당 소속 앤절라 올스브룩스 상원의원은 "터무니없고 진지하지 않으며 완전히 미친 발상"이라며 "법무부가 아니라 주(州) 법무장관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텍사스주 공화당의 존 코닌 상원의원은 수사기관과 금융권이 제기한 일부 우려에 공감한다며 "관련 문제를 더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법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윤리 규정"이라며 조속한 본회의 표결을 촉구했다. 시장에서는 클래리티 법안이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뿐 아니라 정치권 이해충돌 방지와 법 집행 권한까지 함께 규정하면서 협상이 한층 복잡해졌다고 보고 있다. 향후 최대 관심사는 공화당이 민주당의 최소 7표를 확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윤리 조항과 법무부 권한을 둘러싼 이견을 8월 여름 휴회 이전에 봉합할 수 있을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