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토스 이후, 취약점 대응③] 패치 못 하는 시스템은 어떻게 지키나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는 AI의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색 능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AI가 취약점을 찾고 공격 코드를 만드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이 취약점을 확인한 뒤 대응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바이라인네트워크는 ‘미토스 이후, 취약점 대응’ 기획 시리즈로 AI 이후 취약점 관리와 대응 체계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이번 회에서는 보안 전문가와 관련 기관·기업의 설명을 토대로 정식 패치가 없거나 지원 종료와 호환성 문제, 운영 중단 부담으로 패치할 수 없는 시스템의 대응 방법을 살펴본다. [미토스 이후, 취약점 대응①] 취약점 쏟아지는데, 패치는 느린 이유 [미토스 이후, 취약점 대응②] 서비스 멈추지 않고 빠르게 패치하려면 [미토스 이후, 취약점 대응③] 패치 못 하는 시스템은 어떻게 지키나(이번호) 정식 보안 패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거나 공급사의 지원이 끝난 시스템은 취약점을 바로 제거하기가 어렵다. 패치가 있어도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충돌하거나 시스템을 중단해야 해 즉시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외부 공격 경로를 먼저 차단하고 취약한 자산의 내부 연결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패치 전에 공격자가 이미 내부망에 침투했는지를 확인하고, 가상 패치와 격리 정책을 적용한 뒤에는 해당 조치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도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AI 공격 막을 임시 사이버대피소·가상 패치 필요 AI가 취약점을 찾아 공격 코드로 만드는 시간이 짧아지면 기업은 정식 패치가 나오기 전부터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정식 패치 전까지 외부 서비스를 임시 방어 구간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김창훈 대구대 교수는 “보안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중소 금융회사를 위한 임시 사이버대피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자가 기업 웹서버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 웹방화벽과 접근통제, 이상행위 탐지 기능을 갖춘 클라우드 구간을 거치도록 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AI 기반 공격이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식 패치나 시스템 교체 전까지 외부 공격을 차단해 대응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이버대피소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이미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행 사업은 중소기업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분산서비스거부(DDoS, 디도스) 공격 방어가 주된 목적이다. 구조화 질의 언어 삽입(SQL 인젝션)과 크로스사이트 스크립팅(XSS) 등 일부 웹 공격도 차단하고 있다. 김 교수의 제안은 디도스 공격 대응이 중심인 현행 사이버대피소보다 보호 대상을 넓힌 개념이다. 패치가 없거나 즉시 적용하기 어려운 외부 서비스를 정식 조치 전까지 임시로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외부 서비스의 공격 경로를 폭넓게 보호하려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기업의 웹·모바일 서비스는 서버 간 데이터와 기능을 주고받을 때 API를 많이 사용한다. 디도스 공격은 대량의 트래픽을 보내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방식이어서 트래픽 규모와 발생 패턴을 기준으로 방어할 수 있다. 반면 API 공격은 정상적인 서비스 요청과 비슷한 형식으로 인증을 우회하거나 데이터를 빼낼 수 있다. KISA는 “기업마다 API 구조와 인증 방식도 달라 공통 방어 규칙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API 공격을 현행 사이버대피소 보호 범위에 포함하지 않고 있어, 대피소를 운영하려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상 패치, 우회 경로 차단하고 오탐 검증해야 민간 클라우드 보안 구간에서 공격 요청을 차단하는 ‘가상 패치’도 대응 방안 중 하나다. 가상 패치는 소스코드를 직접 수정하지 않고 정식 패치 전까지 취약점 공격 패턴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이하 아카마이)는 SQL 인젝션과 XSS, 명령어 삽입처럼 요청 내용에서 공격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 취약점에 가상 패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이용자 요청처럼 보이는 권한 우회 공격은 일정한 공격 패턴을 찾기 어렵다.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접속하는 서비스와 내부망 전용 시스템, 별도 통신 규약을 사용하는 장비에도 웹·API용 가상 패치를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아카마이측 설명이다. 아카마이 측은 “가상 패치가 공격 요청을 차단할 뿐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제거해주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정식 패치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카마이는 가상 패치를 우회하는 경로도 차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클라우드 보안 구간에서 가상 패치를 적용해도 원본 서버의 IP 주소가 외부에 노출되면 공격자는 보안 구간을 거치지 않고 원본 서버에 직접 접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아카마이는 “원본 서버에 클라우드 보안 구간을 통해 들어오는 요청만 허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클라우드 보안 구간과 원본 서버가 서로 인증서를 확인하는 상호 인증(mTLS) 방식도 적용할 수 있다. 가상 패치 규칙은 곧바로 차단 모드로 적용하지 않고 경고 모드에서 먼저 검증한다. 이용자 요청을 허용한 상태에서 탐지 기록을 수집하고 오탐 여부를 확인한 뒤 규칙을 조정해 차단 모드로 전환한다. AI 공격의 내부 확산 막으려면, 연결 제한해야 AI가 취약점 탐색과 초기 침투를 자동화하면, 패치할 수 없는 내부 자산이 공격자의 내부망 침투 경로로 활용될 수 있다. 이에 내부 자산의 다른 시스템 연결을 제한하고, 이미 침해당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나루씨큐리티는 AI 시대의 취약점 대응 절차를 ▲취약점 발견 ▲패치·차단 ▲침해 여부 검증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패치를 적용하거나 공격 경로를 차단한 뒤에도 내부에 남은 공격 흔적과 잠복 위협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혁준 나루씨큐리티 대표는 “패치가 어려운 자산을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방식으로 별도 네트워크 구역에 분리하고 업무에 필요한 통신만 허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은 네트워크를 작은 구역으로 나누고 자산별로 필요한 연결만 허용하는 방식이다. 연결 대상과 통신 방식, 허용 시간도 제한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격리 전에는 방화벽과 네트워크 장비의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