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ity테크M (TechM)· 7/25/2026, 11:00:00 PM5.0

[타봤다] 빗속을 가르는 바다표범처럼...3000만원대 313마력 'BYD 씰'

비가 세차게 쏟아지던 7월 말, BYD 씰(SEAL)을 만났다. 도로 위로 떨어진 빗방울은 금세 물줄기가 됐고, 낮게 내려앉은 차체는 젖은 아스팔트 위에서 한층 매끈한 실루엣을 드러냈다. 바다표범은 육지에서는 둔해 보이지만 물에 들어가는 순간 움직임이 달라진다. 유선형 몸으로 물살을 가르고, 짧은 동작만으로 방향을 바꾼다. 굵은 빗줄기 사이를 달린 씰도 이름에 담긴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지난 2월 BYD코리아가 2026년 라인업 확장의 첫 모델로 선보인 씰 후륜구동(RWD)을 출시 반년이 지난 시점에 직접 몰아봤다. 기존 사륜구동(AWD) 모델의 차체와 배터리, 주행 기본기를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춘 모델이다. 물을 가르듯 매끈한 차체 씰은 BYD의 해양 생물 테마 제품군인 '오션 시리즈'를 대표하는 전기 세단이다. 디자인은 알파로메오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에서 경력을 쌓은 볼프강 에거 BYD 글로벌 디자인 총괄이 이끌었다. 시작은 2021년 공개된 콘셉트카 '오션-X'였다. BYD는 이 콘셉트카를 통해 바다의 움직임과 물방울의 곡선을 자동차 디자인으로 옮긴 '오션 에스테틱' 철학을 제시했다. 이듬해 양산차로 나온 씰은 당시 콘셉트카의 낮은 차체와 매끄러운 비례를 상당 부분 이어받았다. 전면의 더블 U 형태 헤드램프와 물결을 형상화한 리플 램프, 수평선을 연상시키는 리어램프가 해양 디자인 철학을 보여준다. 쿠페처럼 부드럽게 떨어지는 지붕선과 차체 안으로 들어가는 팝업 도어 핸들도 공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다듬었다. BYD가 밝힌 공기저항계수는 0.219Cd다. 차체 크기는 전장 4800mm, 전폭 1875mm, 전고 1460mm이며 휠베이스는 2920mm다. 낮고 긴 차체 덕분에 옆에서 보면 스포츠 세단의 비례가 살아난다. 과도한 장식을 더하지 않고 선과 면의 흐름으로 속도감을 표현한 점도 인상적이다. 매끈한 디자인만큼 반응도 민첩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외관에서 받은 인상이 주행으로 이어진다. 씰 RWD는 최고출력 230kW, 약 313마력과 최대토크 360Nm를 발휘하는 싱글 모터를 탑재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9초다. 수치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반응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차가 즉각 앞으로 나아가고, 고속도로에 합류하거나 앞차를 추월할 때도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린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페달 초반 반응이 한층 날카로워지지만, 노멀 모드에서도 일상 주행에 필요한 힘은 충분하다. 차체 움직임도 민첩하다. 배터리를 차체 구조와 결합한 셀투바디(CTB) 기술이 무게중심을 낮추고 차체 강성을 높인다. 전륜 더블위시본과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빗물에 젖은 노면의 굴곡을 차분하게 걸러냈다. 조향 반응도 부드러우면서 빠른 편이어서 차체 크기와 2톤이 넘는 무게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배터리는 82.56kWh 용량의 BYD 블레이드 배터리를 사용한다.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49km이며 저온 주행거리도 400km를 확보했다.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폭이 비교적 작다는 점은 사계절 기온 변화가 큰 국내 환경에서 유용한 부분이다. 313마력 전기 세단이 3990만원 씰 RWD는 기본형 '씰'과 상위 트림 '씰 플러스'로 판매된다. 두 모델 모두 313마력 싱글 모터와 82.56kWh 블레이드 배터리, CTB 차체, 전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과 19인치 휠을 적용한다. 기본형 가격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 혜택 적용 후 3990만원이다. 씰 플러스는 4190만원으로 천연 나파가죽 시트와 앞좌석 통풍 기능, 운전석 전동 허리받침, 외부 V2L 등 편의 사양을 추가한다. 200만원의 차이로 실내 편의성과 소재를 높일 수 있는 구성이다. BYD는 2026년 7월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같은 달 씰 구매 고객에게 169만원의 자체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기본형 구매 가격은 3821만원으로 내려간다. 자체 지원의 지속 여부는 구매 시점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내는 가격표에서 예상한 것보다 충실하다. 대시보드와 도어에 가죽과 스웨이드, 도금 소재를 고루 사용했고 조립 상태도 준수하다. 다만 손이 자주 닿는 스위치의 감촉과 아이콘 배치, 일부 소재의 질감에서는 국내 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완전히 따라오지 못한 부분이 있다. 12.8인치 회전형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선명하고 반응도 부드럽지만, 메뉴 구성이 직관적이지 못한 부부은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였다.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상품성 씰이 갖춘 편의·안전 사양은 가격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티맵 내비게이션과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헤드업 디스플레이, 다인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을 전 트림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가로와 세로로 회전해 내비게이션과 콘텐츠에 맞춰 화면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안전 사양도 전 트림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전방 충돌 경고와 자동 긴급 제동, 사각지대 감지, 차선 이탈 경고, 차로 중앙 유지와 차간거리 조절을 지원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을 갖췄다. 앞좌석 센터 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한 총 9개의 에어백도 기본이다. BYD는 지난 6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4652대를 등록하며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브랜드 판매 4위에 올랐다. 씰의 같은 달 등록 대수는 204대로 브랜드 판매량을 이끄는 모델은 아니었다. 그러나 BYD가 배터리 제조사를 넘어 디자인과 주행 성능까지 갖춘 완성차 기업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로서 역할은 충분하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차 자체를 살펴보면 평가 기준도 달라진다. 3990만원에 313마력 후륜구동 시스템과 449km의 인증 주행거리, CTB 차체, 9개의 에어백과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을 갖춘 수입 전기 세단은 국내에서 찾기 어렵다. 시승을 마칠 때까지 비는 멈추지 않았다. 빗물은 차체를 따라 흐르고, 씰은 젖은 도로 위를 부드럽고 빠르게 빠져나갔다. 매끈한 몸으로 물살을 가르는 바다표범처럼 디자인과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씰 RWD는 단순히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전기차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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