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I타임스 (AI Times)· 7/26/2026, 3:02:36 AM8.0

트럼프, 애플-마이크론 '중국산 메모리' 갈등에 샌드위치 신세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애플과 마이크론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사용 여부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애플은 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중국 메모리 업체의 반도체 사용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마이크론은 미국 반도체 산업과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소비자 물가 안정과 반도체 제조업 육성이라는 두 핵심 정책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의 제품을 미국 외 지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CEO를 비롯한 애플 경영진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과 잇달아 만나 관련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심화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를 공급망에 포함하면 메모리 부족을 완화하고 소비자 가격 인상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을 이유로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약 20% 인상했으며, 델과 HP 등 다른 PC 제조사들도 올해 들어 제품 가격을 올렸다. 그러나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중국 업체가 미국 기술 기업에 메모리를 공급하도록 허용하면 미국 철강 산업이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쇠퇴했던 것과 같은 일이 반도체 산업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미국에 2500억달러(약 365조원)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소비자 전자제품 가격 상승은 메모리 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이번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 미국 반도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언해 왔으며,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마이클 크라치오스 국장은 최근 의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내 생산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엔티티 리스트)에 오른 기업과는 거래하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YMTC는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대상인 엔티티 리스트에 포함돼 있으며, CXMT도 미 국방부가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으로 지정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법적으로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부담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와 협력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에도 YMTC의 메모리를 아이폰에 적용하기 위해 기술 검증을 마쳤지만, 계획이 알려지자 당시 상원의원이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이후 YMTC는 엔티티 리스트에 추가됐다. 현재 루비오 국무장관도 관련 논의에 일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열풍은 애플과 메모리 업체 간의 협상 구도도 바꿔놓았다. 과거에는 애플이 막대한 구매 물량을 앞세워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공급업체를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행사했지만, 현재는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더 높은 가격에 대규모 메모리를 구매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약 4배 상승했으며 추가 인상도 예상된다. 애플은 마이크론의 총이익률이 현재 80%를 넘는 것은 사실상 가격 인상에 따른 초과 이익이라고 주장하며, 회사가 생산 능력을 충분히 늘리지 않고 AI 고객에게 생산량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론은 의료기기와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도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의회에서도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 칸나 의원은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지원 정책을 흔들면서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저해했고, 그 결과 메모리 부족과 소비자 전자제품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칸나 의원은 특히 상무부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약속했던 보조금 지급을 재검토하면서 미국 내 생산 확대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CXMT를 포함한 중국 업체로부터 미국 기업의 메모리 조달을 허용할 것인지, 허용한다면 국가 안보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공화당 소속인 존 물레나르 하원 중국특별위원장도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이 CXMT 메모리 도입을 추진하는 데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상무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국에서 총 6000억달러(약 876조원) 규모의 생산 능력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마이크론도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세 회사 모두 2022년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미국 정부의 생산시설 지원 대상에 포함됐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보조금의 일부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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