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M (TechM)· 7/28/2026, 2:32:29 AM8.0

"70년 연구데이터 깨웠다"…아모레퍼시픽, AI 연구소로 진화한다

아모레퍼시픽이 70여 년간 축적한 연구개발(R&D)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재구성하며 연구개발 체질 혁신에 나섰다. 단순히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수십 년간 쌓인 연구 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구원이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연구 환경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디지털 전환(AX)이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KT와 공동으로 추진한 '데이터 하이웨이(Data Highway)'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연구개발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인 'AI 어시스턴트 레몬(LEMON·Lab Efficiency Mode ON)'을 구축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방대한 연구 데이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작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국내 최초로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원료 정보와 처방 데이터, 특허, 논문, 연구보고서 등 수백만 건에 달하는 연구 자산을 축적해왔다. 그러나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어 연구원이 필요한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AI 활용에도 제약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사내 AX 조직을 중심으로 KT와 함께 데이터를 통합·표준화하는 'AI 데이터 허브(AI Data Hub)'를 구축했다. 원료 데이터와 처방 정보, 연구보고서 등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해 AI가 즉시 검색·분석·활용할 수 있는 'AI 레디 데이터(AI Ready Data)' 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AI 어시스턴트 레몬은 연구개발뿐 아니라 생산, 품질관리, 규제 대응 등 연구 전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대화형 방식으로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단순 검색을 넘어 기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안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기능도 갖췄다. 실제 업무 효율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R&I센터 연구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베타 테스트에서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 연구자료와 규제 검토에 걸리던 시간이 기존 약 12일에서 5분으로 단축됐다. 특정 원료의 연구 이력과 제품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업무 역시 약 6일에서 5분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경쟁이 '챗봇 도입'을 넘어 기업이 축적한 고유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범용 AI 모델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기업 고유의 연구 노하우를 AI와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라는 것이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AI 에이전트와 자체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도 연구 환경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반복적인 자료 탐색과 분석 업무는 AI가 수행하고, 연구원은 새로운 가설 수립과 기술 개발 등 창의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AI 활용 경쟁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품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개인 맞춤형 화장품, 신소재 발굴, 글로벌 규제 대응 등 연구개발 전반에서 AI 활용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향후 K뷰티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AI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연구 자산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개발 혁신을 지속해 글로벌 뷰티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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