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산 DUV 노광장비' 본격 양산…미국 제재 맞서 반도체 자립 속도
중국이 반도체 생산의 핵심 장비인 침수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자립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27일(현지시간)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상하이에 기반을 둔 한 국영 지원 기업은 최근 침수형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 관계자들은 중국의 노광장비 개발 프로젝트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회사명을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 회사는 국영 반도체 장비 스타트업인 상하이 위량성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여러 중국 기업의 DUV 개발 조직을 통합해 설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침수형 DUV 노광장비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 회로를 새기는 핵심 장비로, 현재 네덜란드 ASML이 세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중국산 장비가 현지 반도체 업체의 양산 라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중국은 ASML 장비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발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이 일정 수준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제한하기 위해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을 금지했으며, 현재 중국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구형인 침수형 DUV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DUV 장비 수출과 유지보수까지 규제를 확대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DUV 장비 양산과 함께 EUV 노광장비도 자체 개발 중이다. 다만 EUV는 아직 시제품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반도체 양산에 활용되기까지는 수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규모는 아직 제한적이다. 이 기업은 올해 5대의 DUV 장비를 생산하고, 2027년에는 2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ASML이 출하한 침수형 DUV 장비 131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규모다. 생산된 장비는 올해 안에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 화훙반도체,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실제 양산 라인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정확도와 신뢰성, 다른 장비와의 호환성 등에 대한 장기간의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성능과 완성도 역시 ASML 제품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DUV 장비는 대부분 중국산 부품으로 제작됐지만, 일부 핵심 부품은 일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또 일부 중국 공급업체의 부품 공급 지연으로 올해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ASML의 시장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의 수출 규제가 더 강화되고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국산 장비 채택이 가속화되면, ASML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점진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투자자들은 중국의 기술 추격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ASML 주가는 장중 한때 6.6% 이상 하락했으며, 결국 5% 하락 마감했다. 중국은 지난해 ASML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 핵심 시장이다. 한편, AI 산업 확대로 전 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광장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산 DUV 장비는 초기에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전력관리 반도체 등 성숙 공정 제품의 생산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MIC가 이미 활용하고 있는 멀티 패터닝(multiple patterning) 기술과 결합하면 EUV 없이도 일부 첨단 스마트폰 및 AI용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